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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브라와 기존 암호화폐의 차이점 (비트코인, 메타, 구조)

by ideas4248 2025. 8.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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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이스북(현 메타)이 야심차게 추진한 디지털 화폐 ‘리브라(Libra)’는 등장과 동시에 전 세계의 주목을 받았습니다. 하지만 리브라는 기존 암호화폐들과는 구조부터 철학까지 많은 차이를 보였고, 결국 이러한 특성이 실패 원인이 되기도 했습니다. 이 글에서는 리브라와 비트코인을 중심으로 기존 암호화폐들과의 구조적, 기술적, 정책적 차이점을 비교 분석하여 디지털화폐 시장의 흐름을 깊이 있게 살펴봅니다.

비트코인 클로즈업 이미지로 암호화폐의 전통적 구조와 가치를 상징

철학의 차이: 중앙화 vs 탈중앙화

기존 암호화폐, 특히 비트코인은 ‘탈중앙화’를 핵심 가치로 삼고 있습니다. 2009년 사토시 나카모토가 개발한 비트코인은 중앙기관 없이도 신뢰 기반의 가치 이전이 가능하도록 설계되었으며, 누구나 네트워크에 참여하고 블록을 검증할 수 있는 구조를 가지고 있습니다. 이는 중앙은행이나 정부, 대기업 등 기존 권위 체계에 대한 대안으로서의 성격을 지녔습니다.

반면, 리브라는 메타(구 페이스북)가 주도하여 출범한 디지털화폐로, 애초부터 중앙 관리 시스템을 전제로 설계되었습니다. ‘리브라 협회(Libra Association)’라는 20~30개의 글로벌 기업과 비영리단체가 거버넌스를 맡는다고 발표했지만, 실제로는 메타의 영향력이 절대적으로 작용할 수밖에 없는 구조였습니다. 이는 블록체인 업계 내에서 큰 비판을 받았으며, “탈중앙화라기보다 민간 중심의 중앙화”라는 평가가 지배적이었습니다.

또한 비트코인은 오픈소스로 운영되어 누구나 그 코드를 검토하고 참여할 수 있었던 반면, 리브라는 폐쇄적인 구조를 지니고 있었고, 네트워크 검증 노드 역시 엄격히 제한된 기관들만 운영할 수 있게 되어 있었습니다. 이런 점에서 리브라는 기술적으로 블록체인의 특성을 가져왔지만, 철학적으로는 기존 암호화폐와 거리가 멀었습니다.

결과적으로 리브라는 블록체인 기술을 부분적으로 채택했을 뿐, 본질적인 철학과 운영 방식은 중앙화 금융 시스템에 더 가까웠습니다. 이는 기존 암호화폐 지지자들과 오픈소스 커뮤니티의 신뢰를 얻지 못한 결정적 이유 중 하나였습니다.

구조와 기술의 차이: 가치 기준과 통제 방식

리브라와 기존 암호화폐 간의 두 번째 큰 차이는 가치의 기준과 기술적 구조에 있습니다. 비트코인은 디플레이션 구조의 희소 자산으로, 공급량이 총 2100만 개로 제한되어 있습니다. 이러한 한정된 공급은 시간이 지남에 따라 가치가 상승할 수 있다는 기대를 만들며, 디지털 금(Digital Gold)으로 불리게 되었습니다.

반면, 리브라는 애초부터 가격 변동성을 최소화하기 위한 스테이블코인으로 설계되었습니다. 리브라의 가치는 달러, 유로, 엔화 등 주요 법정화폐 바스켓에 연동되어 안정성을 확보하려 했습니다. 이는 리브라가 실생활의 결제 수단으로 사용되기를 원했기 때문입니다. 즉, 투자의 대상보다는 ‘사용 가능한 화폐’에 초점을 맞춘 설계였습니다.

기술적으로도 큰 차이가 있습니다. 비트코인은 작업증명(PoW, Proof of Work) 방식을 사용하여 높은 탈중앙성과 보안성을 확보하지만, 처리 속도가 느리고 에너지 소모가 큽니다. 반면, 리브라는 고속 트랜잭션과 낮은 수수료를 목표로, 자체 개발한 블록체인인 ‘Libra Blockchain’을 도입했으며, 이후 디엠(Diem)으로 전환하면서 기술 구조도 수정되었습니다.

리브라의 블록체인은 검증 노드를 제한하고, 컨센서스 알고리즘도 비잔틴 장애 허용(BFT)을 기반으로 하는 구조를 사용해 성능을 극대화하려 했습니다. 하지만 이는 오히려 탈중앙화 측면에서는 한계를 드러냈고, 기존 암호화폐 지지자들에게는 진정한 블록체인이라고 보기 어려웠습니다.

또한 비트코인은 누구나 지갑을 만들 수 있지만, 리브라는 KYC(신원 인증) 기반 사용자 등록을 전제로 하여 접근성 측면에서도 한계를 가졌습니다. 이는 규제 기관의 요구를 충족시키기 위한 조치였지만, 기존 암호화폐의 자유로운 사용성과는 큰 차이를 보였습니다.

정책과 규제의 대응 차이: 저항과 수용의 경계

리브라와 기존 암호화폐의 세 번째 주요 차이점은 정책 환경과 규제 대응 방식입니다. 비트코인과 같은 기존 암호화폐는 규제 당국의 통제를 벗어난 영역에서 활동해 왔고, 이에 따라 불법 자금 세탁, 테러 자금 지원 등에 사용될 수 있다는 우려를 지속적으로 받아왔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우려에도 불구하고, 비트코인은 개별 사용자들이 자율적으로 사용하는 구조이기 때문에 특정 기업이나 개인이 규제 대상으로 직접 지목되기는 어려웠습니다.

반면, 리브라는 메타라는 특정 대기업이 주도하는 프로젝트였고, 이로 인해 전 세계 정부의 집중적인 견제를 받았습니다. 특히 미국 정부는 리브라가 글로벌 기축통화인 달러의 위상을 위협할 수 있다는 점에서 매우 민감하게 반응했습니다. 유럽연합, 중국, 일본 등도 각각의 통화 주권을 이유로 리브라에 반대 입장을 표명했습니다.

이러한 규제 압박은 프로젝트의 근본적인 방향성을 바꾸게 만들었습니다. 메타는 다중통화 기반에서 단일 통화 기반의 디엠(Diem)으로 전환했으며, 미국 내 금융기관과 협력하여 라이선스를 얻고자 했습니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도 정책적 신뢰를 얻지 못했고, 파트너 기업들도 대거 이탈하면서 리브라 프로젝트는 사실상 실패로 끝났습니다.

기존 암호화폐는 어느 정도 정부의 규제를 회피하거나, 암묵적으로 수용하면서 살아남았지만, 리브라는 정면으로 정책 환경에 부딪혔고 이를 돌파하지 못한 것입니다. 이 차이는 디지털화폐 설계에 있어 정책 순응성 vs 기술 혁신성이라는 고민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대목입니다.

리브라와 기존 암호화폐의 차이는 단순한 기술적 구조나 운영 방식의 차원에서 그치지 않습니다. 이는 디지털화폐가 어떤 방향으로 나아갈 것인지에 대한 철학적, 정치적, 경제적 질문을 포함합니다. 리브라는 안정성과 규제 친화성에 초점을 맞췄지만, 결국 중앙화된 권한과 정책 리스크를 넘지 못했습니다. 반면, 기존 암호화폐는 탈중앙화라는 가치를 지키며 여전히 생태계를 확장하고 있습니다. 앞으로 디지털화폐의 미래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이 두 경로의 차이를 명확히 인식할 필요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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